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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착한 가격’으로 문턱 낮추고 이벤트로 젊은층에 어필… ‘미술 쇼핑’ 내세운 글로벌 아트페어 성황

“(영국 YBA 대표작가인) 데미안 허스트, 마크 퀸의 석판화 작품을 대거 팔았어요. 이렇게 인기를 끌 줄 몰랐어요.”(런던 매니폴드 에디션 화랑)

1999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돼 현재 전 세계 13개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는 글로벌 아트페어 ‘어포더블 아트페어’(한국지사장 김율희)의 한국 상륙 작전은 성공한 듯했다.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행사장은 3일간 일정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개막시간인 오전 11시부터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 첫해 치고는 적지 않은 80여 갤러리가 참여했다. 그것도 절반이 외국 화랑이다. 한국보다 먼저 선을 보인 싱가포르(2010년·50곳), 홍콩(2013년·87곳)의 첫해 참가 수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국적 면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아트페어임이 증명됐다. 14년 된 국내 최대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여전히 한국 화랑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어포더블 아트페어는 ‘미술 쇼핑의 시대’를 기치로 내걸고 50만∼1000만원의 중저가 작품을 판매한다. 이 때문에 관람객은 젊은층, 작가는 신진작가, 참여 화랑은 중간 규모 이하가 많다. 이번 페어에는 국제화랑, 현대화랑, 학고재 등 작품당 수천만원에서 1억원대 이상 팔리는 중견작가를 전속으로 하는 메이저 화랑은 눈에 띄지 않았다.  

20점 넘게 팔았다는 부산의 맥화랑 장영호 대표는 표정이 환했다.

“페어의 콘셉트에 맞게 200만원대 전후의 신진작가 작품을 많이 들고 나온 전략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처음 구매한다거나 이사하는 데 장식용으로 걸기 위해 사는 분도 있었어요.”

갤러리 룩스 심혜인 관장은 “외국 화랑들이 많이 참가해 해외 작가들의 작품 경향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캐나다 아테리아 화랑의 운영디렉터 조나단 오클레어는 “한국 작가들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내년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만족해했다.  

주최 측은 홍보와 운영 등 디테일에서도 좋은 평판을 얻었다. 젊은 직장인을 겨냥해 전시시간을 마지막 날을 제외하곤 오후 10시, 오후 8시까지로 늘려 잡았다. 첫날 저녁시간에는 판매행사와 파티를 겸해 젊은층을 유인했다. 행사장에 깔리는 배경음악도 경쾌해 가벼운 쇼핑을 온 듯한 분위기를 살렸다.

어포더블 아트페어가 대중적인 미술시장을 겨냥하기는 했지만 한국 컬렉터들의 성향이 지나치게 안정적인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 도쿄에서 온 토만컬렉션 대표 노먼 토만(80)은 시노나 도코라는 103세 여류 화가의 표현주의적 작품을 들고 나왔다. 그는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검증받은 작가이지만 한국에서는 알려지지 않아 그런지 한 점도 팔지 못했다”면서 “한국의 컬렉터들이 새로운 것에 대해 관심이 적은 것 같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이번 페어에서 주최 측은 유명작가의 그림을 활용한 일종의 아트상품인 ‘프린트 베이커리’ 부스를 마련해 화랑주인들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글·사진=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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