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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 '관심 밖'을 향한 애정과 관심의 흔적 2008.2.26∼3.10

서양화가 김응기 초대전 26일~다음달 10일 맥화랑
부산일보 2008/02/25일자 024면  

서양화가 김응기가 1970년대 말께 '메모'라는 일련의 시리즈를 발표하자 사람들은 그 낯선 이미지에 당혹해 했다. 신문이나 잡지에 인쇄된 형태를 사포 등으로 긁어내거나 문질러 지움으로써 얻어지는 기묘한 효과에 전혀 새로운 국면의 평면 형상을 보았던 것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에 이런 작업에 임했는가?' '문지름과 긁어냄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을 텐데, 그는 "관심 밖의 물체들에 대해서도 깊은 정감으로 대하고 싶었다. …나타난 현상을 지워버리는 행위, 가능한 한 원상태로 되돌려 버림으로써 소외돼 가는 모든 것에 대한 원초적인 접근의 표지로서 메모해 두고 싶었다"고 말했었다. 그런 대답에 대해 당시 미술평론가 김복영은 "지움은 곧 자기와 사물 간에 진행되는 반응, 즉 애정과 관심의 흔적"이라고 평했다.

소외된 것들에 대한 그의 관심과 애정은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는 훨씬 적극적인 곳에 닿아 있는 듯 하다. 2008년 작 '메모'를 보면 주위가 온통 문자로 꽉 막힌 막막한 공간에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벌거벗은 인간의 작은 모습이 보인다. 문자 혹은 정보의 감옥에 갇힌 인간의 모습인데 초라하고 암울하다. 굳이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단순히 무관심으로 인한 소외뿐만 아니라 애써 기피했던 것들에 대한 적극적인 회귀, 즉 삶에 힘겨워하는 인간이나 원초적 생명에의 갈망 따위의 형상을 제시하고 있는 느낌이다.

부산 맥화랑이 그런 김응기의 작품들로 초대전을 연다. 26일부터 3월 10일까지 전시된다. 051-722-2201
임광명기자 kmy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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