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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도시인들을 위한 동화 - 최성환展


도시인들을 위한 동화
마대 천, 한지에 그린 유년의 추억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꽃. 그 아래로 상춘객이 둘러앉아 놀고 있고, 저 멀리엔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또 다른 그림엔 화폭 가득 바람에 휘날리는 민들레 꽃씨도 있고, 닭싸움하는 사람의 모습도 보인다. 그림이 화사하다.

맥화랑에서는 경북 영천시 자양면 성곡리 영천댐이 내려다보이는 조용한 시골에서 작업하는 최성환(52)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어릴 적 시골에서 흔히 봐왔던 모습을 풍경화로 선보인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랄까? 시원한 정자 그늘에 벌렁 누워 쉬고 있는 사람이나 술래잡기, 닭싸움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노라면 오래전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떠올리게 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다.

최 작가는 "그림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 놀이는 어릴 적 경험을 화폭에 담았다. 도시인들의 마음속에 깊이 감춰진 유년 시절의 추억을 내 그림이 꺼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전시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동화 풍으로 담아냈다. 동화가 그렇듯 그의 그림은 기본적으로 따스함을 안고 있다. 화폭 속에 조그맣게 자리한 사람, 나무, 집들은 화면을 가득 채운 꽃잎과 하늘. 풀과 대조를 이루며 어린아이의 웃음처럼 순수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쪽빛과 초록, 황토, 초저녁, 미루나무, 달이 뜰 때의 깨끗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그의 작품 속에 담겨 있다. 그의 그림을 보면 도시생활에 지치고 거칠어진 심성까지 맑은 마음으로 바뀌는 것 같다. 초록, 파랑, 노랑, 빨강 등 화려한 색깔이 잿빛으로 물든 삭막한 도시인의 마음을 밝힌다. 마음의 정화랄까?

독특한 질감이 이런 느낌을 더한다. 오롯이 붓 터치만으로 그린 그림은 아닌 듯해 물었다. 그는 "원두커피 포대용으로 사용되는 마대 천이나 한지 위에 황토, 아교와 풀을 혼합해 화면에 엷게 접착한다. 그 후에 죽필로 형태를 그려내고(스크래치), 먹선을 넣은 다음, 수십 번의 채색을 가하면 흙에 물감이 스며들어 이런 질감과 차분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

작가가 그린 나무와 새들은 어디서 많이 본 듯도 하다. 그랬다. 장욱진 화백의 그림에서 봤던 분위기와 얼핏 닮았다. 작가는 모두가 잠시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향수, 유년의 추억을 동화처럼 끄집어냈다. 어쩔거나! ▶최성환 전=4월 8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맥화랑. 051-722-2201.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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