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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거침없는 일필휘지…내공이 묻어나는 강렬한 선의 힘!


부산일보 - 2012. 7. 4 (수)

거침없는 일필휘지…내공이 묻어나는 강렬한 선의 힘!  
정태경 '나는 집으로 간다'전


사물을 선으로 읽어내고 이를 이미지화했다. 단순하면서도 투박한 선들이다. 그러면서도 선엔 강렬한 힘이 있다. 거침없이 화면을 채우는 일필휘지의 힘이다. 자유로운 선, 대담한 색채다. 시쳇말로 어깨에 힘 빼고 가볍게 휘휘 내저은 듯한 느낌이다. 웬만한 내공 없이는 쉽지 않을 터.

맥화랑에서 '나는 집으로 간다'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여는 정태경(58)의 작품에 대한 감상이다.

전시를 통해 보여주는 작가의 그림 소재는 낯익은 것들. 가지런히 놓인 호박, 바다를 멀리하고 펼쳐지는 풍경, 야트막한 산과 들처럼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의 소소한 풍경과 정물을 담고 있다.

아무리 익숙한 풍경이라도, 그의 손길을 거치면 새롭게 태어난다. 일상의 풍경과 정물을 단순하고 투박한 선으로 압축하고 몇 가지 색으로 걸러낸다. 작가는 "붓이 아닌 오일스틱으로 선을 긋고 나서 문지르거나 덧칠한다"고 했다.

투박하지만 담백함이 느껴지는 절제된 선을 통해 드러나는 화면 위 풍경은 여느 화가의 풍경 그림과 달리 낯설고 신선하다. 그의 조형언어는 한마디로 선(線)이다. '드로잉'으로 보이는 그 선은 거침없다. 캔버스 위에서 현란한 춤을 춘다고나 할까? 군더더기 없이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때론 상하 덧댐 없이 흐르는 물처럼 연동한 각각의 선은 이내 하나의 조형으로 완성된다.

장영호 맥화랑 대표가 "무성의하게 선을 휘갈기고 색채를 덧입힌 듯하지만, 그의 그림엔 묘한 울림이 있다"는 설명을 곁들인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한 편의 서정시나 음악처럼 묘한 여운을 남긴다. 화폭에 그린 선은 띄엄띄엄 이어지고 끊어지기를 반복하는 과거의 기억과 흐릿한 향수를 닮았다.

작가는 "호박 정물, 그리고 소박한 산과 들은 마음에 묻어 둔 고향, 떠나온 집을 상징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에겐 그 집이 자연이 될 수도 있겠죠. 궁극적으로 가야 할 곳이죠." 집은 많은 의미를 함축한다.

그의 그림엔 경남 남해의 바다와 하동 섬진강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잃어버린 우리의 정서가 그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란다.

단순한 선 몇 개로 요약된 사물의 형태. 정지와 운동으로 이어지는 선의 흐름, 그의 거칠면서도 담대한 선 속엔 역동적인 힘이 있다. 비구상적이면서도 구상적인 화면구성은 거칠지만 따뜻함이 배어 있다.

누군가는 "이게 화가의 그림이냐"고 의아해할지 모르겠다. 단순하고 투박한 선, 자유로운 색채로 표현한 풍경은 얼핏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그림 같기 때문이다. ▶정태경 '나는 집으로 간다'전=1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맥화랑. 051-722-2201. 정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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