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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전경선·허문희, 얼기설기 닮은 듯 다른 화가 '부산 나들이'

▲ 전경선의 '새벽커피향'(왼쪽)과 허문희의 '꿈꾸는 섬'.


사람은 둘인데, 얼기설기 엮이어 하나가 된 느낌이랄까. 부산 해운대구 중동 맥화랑이 초대한 착한 인상의 두 여성 작가를 만났을 때, 딱 그런 마음이 들었다. 회화풍 나무조각을 하는 전경선과 콜라그래프(Collagraph·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판화) 작품을 내놓은 허문희 이야기인데, 초현실적인 동화 같은 작품 코드가 얼추 맞아떨어진 것이다.

성신여대를 거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부한 전경선은 높이가 최대 4m에 달하는 대형 나무조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선 공간적인 제약으로 비교적 작은 조각과 회화, 드로잉을 선보이고 있다. 나무로만 어찌 그리 가늘고 긴 곡선들을 만들어 냈는지, 신기하고 궁금하다.

미술평론가 고충환의 표현이다. "서사적이고 문학적인 조각, 전경선을 접하면 받게 되는 인상이다.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물고, 환조와 부조의 경계를 넘나드는 또 다른 지점을 예시해 준다." 전경선은 스스로를 좀 더 쉽게 이야기한다. "일상에 답답함을 느껴서인지 어릴 때부터 초현실적인 이야기, 그런 걸 꿈꾸기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옛 추억을 떠올려 작품 안에 풍경을 넣기도 하지요. 윤리보다 물질이 우선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다 순수한 인간 내면을 찾았으면 합니다."

또 다른 한 사람, 허문희는 고향 제주도에서 작업한다. 그곳의 보물 같은 자연이 그녀에게 녹아든 것이 분명했다. 섬이나 정원, 숲을 주제로 바다나 오름에서 새와 토끼, 고양이 등 다양한 동식물, 얼굴을 가린 소녀 등이 잔뜩 등장하는 콜라그래프 판화가 그걸 증명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주인공들을 이어 주는 붉은 실은 누군가와 소통하고 홀로 남겨지기 싫은 자신의 욕망을 부끄럽게 드러낸 것 또한 분명해 보였다.

허문희는 "콜라그래프는 두꺼운 종이 등으로 물성을 이끌어 내는 판화의 한 기법인데, 섬세한 디자인과 색감을 잘 살려 어떤 재미를 주려는 것이 저의 의도"라 소개했다.

맥화랑 장영호 대표도 "개성적이고 초현실적인 작업이 묘하게 어우러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두 사람만의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어찌 되었건, 몸과 마음이 시나브로 치유되는 즐거움을 주는 이들을 만난 건 뜻밖의 행운이랄 수밖에.
▶전경선·허문희 2인전=6월 2일까지 맥화랑. 051-722-2201. 박세익 기자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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