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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소박한 장미로 꽃핀 담백한 구상

소박한 장미로 꽃핀 담백한 구상  
성백주의 '장미' 연작. 맥화랑 제공                               


장미는 그림에 곧잘 등장하는 소재다. 그   런데 그의 그림은 조금 색다른 느낌이다.   전시장에 걸려있는 작품 속 다양한 색상의   배경을 뒤로 한 채 자리하고 있는 장미는   저마다 힘찬 붓질 속에서 따스한 기운을    내뿜으며 피어나고 있다.

맥화랑에서는 색다른 장미 그림을 선보이   는 성백주(84) 초대전을 열고 있다. 화랑   에서 그를 만났다.

그림만 보면 그가 팔순을 훌쩍 넘겼으리라   곤 상상하지 못한다. 구상과 비구상을 넘   나들고, 강렬한 붓 터치가 인상적인 그의   작품에서 작가의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   다. 머리카락이 흰 것만 빼면 작가의 얼굴   에서 나이를 가늠하기는 더욱 힘들었다.


하루에 그림 한 점씩은 꼭 그린다는 그의 열정이 건강을 지켜주고 있는 듯했다. 작업을 할 때 돋보기를 끼지도 않고 손 떨림도 거의 없다고 했다. 시간의 흐름도 작품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막지 못했던 거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실제적 형상만 묘사하지는 않는다. "눈에 보이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일은 숙련된 손의 기능과 정확한 눈이 있으면 그리 힘든 일은 아니죠. 저는 눈에 보이는 사실을 가능한 한 생략하고 단순화시킵니다. 담백하게 표현하는 일은 생각처럼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독특한 그의 장미 그림이 나온 이유를 알아챘다. 구상이지만 비구상이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는 "저는 구상과 비구상을 따로 생각하지 않아요. 한쪽만 선택하고 고집한다는 것은 예술의 본질에 접근하는데 도움이 되지도 않고, 미적 가치와 무관하다고 생각해요. 가능하면 구상성과 추상성이 동시에 균형 잡힌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이 제 그림관이에요."

작가가 장미를 그리기 시작한지는 1980년대이니 얼추 30년이 지났다.

"처음엔 그리 매력적인 작품의 주제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가벼운 마음에서 그리기 시작한 장미는 묘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자유로운 맛이 나는 꽃으로 다가왔죠. 그게 비구상성을 추구하는 저의 스타일과 맞아떨어지기도 했고요. 어찌 보면 모두 같은 장미 그림이지만 모두 다른 장미 그림이기도 하고, 오늘 그렸지만 내일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요."

장미를 바라보는 작가의 심정이다.

그는 다른 꽃도 많이 그린다. 아네모네나 해바라기, 모란 같은 꽃을 즐겨 그렸고, 지금도 그리고 있다. 그래도 대중과 자신이 원했던 것은 장미였지 싶다.

작가는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지만 젊은 시절의 대부분은 부산에서 보냈다. "1953년 전쟁 통에 부산에 내려와 1986년에 서울로 올라갔으니 부산에서 청춘을 다 보낸 셈이죠." 그에게 부산은 제2의 고향이다.

작가는 "흔히 장미와 같은 꽃 그림이 제일 그리기가 쉽다고 하는 데, 사실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제일 쉬운 듯하지만 제일 어려운 것이 꽃 그림이다. 그래서 감동을 주는 것도 싶지 않다.

작가는 자연과 삶에 대한 관조에서 나오는 소박하고 비워진 장미를 통해 시각적 화려함보다 삶 속에 녹아 있는 인고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그게 매력이다.

▶성백주 초대전=7월 3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맥화랑. 051-722-2201.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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