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부산 맥화랑에서 화가 부자(父子)의 이색 기획전이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길에 위치한 맥화랑은 아버지 화가 이연규와 아들 화가 이두원의 공동작업으로 탄생한 '콜라보레이션 2인전 父傳子展(부전자전)’을 지난 20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펼친다.
아버지 이연규는 경북대 생물학과에 입학했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한국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 화백의 제자로 들어가 그림을 배우고 작품 활동을 했다.
그는 당시 1980년 서울미술제 특선과 동아미술제 입선에 이어 이듬해 의재 허백련선생님 계열 작가들의 단체전인 현대미술제 특선·연소회 등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결혼 후 가정을 꾸리면서 30여년간 붓을 놓고 작업을 쉬었다.
그동안 어느새 훌쩍 자라 이름난 화가가 된 아들과 함께 이번에 첫 전시회를 갖게 된 것이다.
아들 이두원은 디자인고등학교에서 시각디자인 전공 후 미대를 진학했지만 1년도 안돼서 자퇴한 뒤 제도권의 교육 대신 세계를 돌며 현지에서 느낀 감정과 경험,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과 소재로 작업에 몰입했다.
이두원 작가의 이런 행보는 패션 방면에서 일한 어머니와 프랑스 미술대학 보자르를 졸업한 이모, 동양화가로 활동한 아버지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영향이 컸다.
이두원 작가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간 제주도 이중섭 레지던시 2·3기 입주작가로 선정돼 제주에서 작업했다.
틀에 박힌 그림이 아닌 본인만의 확고한 삶에 대한 철학과 세계관으로 자유롭게 작업을 하는 작가는 미국·일본·독일·프랑스·인도·파키스탄·네팔·조지아 등 세계 각지를 돌면서 구한 다양한 재료를 연구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해가며 현지에서 받은 기운과 느낌을 화폭에 그대로 옮겨 놓는다.
2013년 맥화랑 미술상(신진, 청년작가 지원전)을 수상 후 국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이두원 작가가 아버지와 함께하는 전시를 제안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이연규·이두원 작가의 개별 작품과 협업작품 30여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맥화랑 관계자는 "정통 한국화를 그린 섬세한 아버지와 본능과 직관으로 작업하는 아들이 이번 전시회 준비과정에서 부딪히는 경우도 많았지만 협업해서 완성된 작품을 보면 마치 한 사람이 그린 듯 한 느낌을 갖게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3일 오후 4시부터는 작가들을 만나서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 자리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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