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초현실적 세계를 조각으로 표현
- 허, 제주 모티브 '비밀의 정원' 완성
'나무와 판화로 꾸민 동화 같은 이야기'. 맥화랑(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선보이는 전경선·허문희 2인전이다.
전경선 작가는 사물과 자연, 자연과 인간, 인간과 사물의 경계가 없어진 초현실적인 동화의 세계를 나무 조각들로 선보인다. 변형과 왜곡을 통해 반쯤 잘린 커피잔 위로 흐르는 수증기가 사람과 동물의 세계를 껴안는 듯 싶다가 어느 순간 수증기 또한 동물의 형상으로 변한다(작품 '새벽 커피향'). 여인이 치맛자락을 흩날리며 큰 모자를 쓰고 걷는다. 여기서 치맛자락, 모자는 나뭇잎을 닮았다('가을의 기억'). 조각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슬프고 차가운 눈동자로 상대를 응시한다.
"최근 작업은 현대인의 관계 속에 감춰진 이중성에서 비롯되는 소외감을 주제로 한다. 인간적 윤리보다 물질이 우선시되는 현대인의 소외감이다." 작가는 연상을 통한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계속하며 순수한 인간의 내면을 찾는 동시에 심리적 위안을 이끌어 낸다.
허문희의 '비밀의 정원-시간의 바깥'
허문희 작가는 현재 사는 제주에서 보고 느낀 모든 것에서 모티브를 얻어 '비밀의 정원' 시리즈를 완성했다. 작가의 이상적인 꿈과 이야기는 종이판화 위 콜라그라프(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판화)로 만들어진다. 제주의 오름과 바다, 벌판, 숲 등의 자연공간을 풍금과 화장대, 하모니카, 빨간 집 등으로 수놓은 장소에서 검은 염소, 흰 토끼, 노란 새들이 경쾌하게 율동하고 있다. 정작 그런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나 그 세계를 찍은 소녀는 커튼이나 우산으로 수줍게 가려져 있다는 사실에 더욱 흥미가 생긴다. 작가는 자신의 내면과 제주라는 외부세계를 가볍지만, 묵직하게 재구성했다. 다음 달 2일까지. (051)722-2201
국제신문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2013-05-20 19:48:32 / 본지 20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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